담임목사 칼럼

사순절을 맞으며

송종남목사 0 1,707 02.17 08:19

사순절을 맞으며  

                                                                                                                                      송종남 목사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임원회장이 최준용 장로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해 겨울에, 내일 눈이 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는 날이면 

최장로님으로부터 어김 없이 내일 새벽기도를 캔슬한다는 전화가 왔었습니다.  

저는 미국에 와서 따뜻한 지역에서만 목회를 했기 때문에 날씨 때문에 새벽기도를 캔슬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전화를 받는 저녁이면 은근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부담도 없고, 추운 겨울에 교회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제가 아무리 목사라도 새벽기도캔슬을 알리는 전화는 반갑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줌으로 새벽기도를 할수 있으니 날씨 때문에 새벽기도를 캔슬하는 일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 있는가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벽형이 있습니다. 

저는 평생 새벽기도를 하다보니 올빼미형인지 새벽형인지 알아차릴새도 없이 저절로 새벽형이 되었습니다.


우리교회는 사순절이 되면 40일 특별 새벽기도를 합니다. 

해마다 사순절이 빠르기도 하고 늦기도 하고, 또 날씨에 따라서 힘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정기도를 하시는 분들은 하루도 빠짐 없이, 날씨와 환경에 상관 없이 기도하러 나오시는 모습이 은혜가 됩니다. 

어느 해에는 눈이 내렸다 낮에는 녹고 새벽이면 다시 얼음이 되어서 교회 마당이 유리바닥이 되었는데도 엉금엉금 기어서 교회로 들어와서 새벽기도를 드린 적도 있습니다. 

올 사순절은 좀 이르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자연의 순리는 이르지도 늦지도 않습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면 벌써 새들의 노랫소리가 들리고 우리집 앞마당에 있는 산수유 꽃망울이 터졌습니다. 

부활절을 맞기까지 어떤 날씨의 변화가 있을지, 또 우리네 살아가는 사정이 어떠할지 모르지만 다시 사순절 기도의 행렬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이 끝까지 잘 할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 제목이 없는 사람이 없고, 기도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인간은 다 절대자를 의지해야만 살수 있는데 그것을 알지 못하게 때문에 안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교회에 새벽기도형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좋습니다. 

그분들이 우리교회의 든든한 영적인 자원입니다.

안좋은 일에 여기 저기 개스라이팅 역할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의 선한 일에 성령의 불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순절, 어느때보다 기도에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주님앞에 앉아서 주님의 음성듣기에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우리교회가 가정예배 드리는 것을 생활화 하자고 정했습니다. 

아침에는 새벽기도를 드리고,  

저녁에는 가족이 둘어앉아서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우리 가정에, 우리들 개인에게 주님의 영으로 충만한 시간을 만들어 가기를 바랍니다. 

사순절은 부담스러운 절기가 아니라 우리의 영이 새롭게 살아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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