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칼럼

별게 다 감동이지요 (2016년 4월)

송종남목사 0 8,134 2016.04.01 15:14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사순절 절기는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무겁게 다가오는 게 사실입니다. 평소에 새벽기도를 못하던 사람들도 기도에 동참하기를 강조하고, 성경통독이며 금식과 절제된 삶을 강조하며 실천하는 절기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해이하고 무디어진 우리의 신앙생활을 정신을 차리게 하는 절기입니다.
저도 무거운 사순절을 보냈습니다.
목사는 항상 3가지 준비 (설교준비, 이사 준비, 죽을 준비)를 하며 사는 인생이라고 했던 신학교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목사는 언제 어디에서도 설교를 해야하는 상황과 마주칠 수 있으니 항상 설교를 준비해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얘기이며, 또 늘 신령한 것에 관심하며, 이 땅의 것에 미련과 집착을 두지 말라는 의미에서 이사 준비, 죽을 준비까지 늘 하며 살라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6년 저의 사순절은 그 어느 해보다 ‘설교’를 많이 해야 했던 것 사순절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평균 9-10번의 설교를 한 것 같습니다. 매일 새벽기도, 주일, 수요일, 그리고 심방까지 있는 주에는 10번의 설교를 준비해야했습니다. 거기에다 결혼식, 추도식예배까지, 정말 저의 사순절은 설교준비하는 사순절이었습니다. 설교는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주신 메시지를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기에 목사의 특권이며 기쁨이기도하지만 어떤 땐 굉장한 부담인 것도 사실입니다. 사순절 내내 말씀을 읽고 또 읽으며 기쁨과 부담 사이를 오가며 살았던 저의 사순절이었습니다.
 
설교준비에 시달리며(?) 무거운 사순절을 보낸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나 올 사순절은 저에게 감동과 감사의 사순절이었습니다. 올해도 많은 성도님들이 40일 특별새벽기도를 거뜬히 해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추우나 더우나, 변함없이 새벽제단을 쌓으시는 분들은 정말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그분들의 기도덕분에 모든 것이 든든합니다. 매일 한 시간이 넘도록 남아서 기도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의 기도 소리가 늘 귀에 쟁쟁하며, 그 힘으로 제가 목회를 하며 우리교회가 건강하게 서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날마다 말 할 수 없는 감사와 감동이 밀려옵니다.
또 이렇게 늘 새벽제단을 쌓으시는 분들 외에도, 올해는 특히 젊은 분들이 사순절 특별기도에 많이 동참해서 함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이제는 우리 성도님들의 일주일 삶의 패턴을 거의 압니다. 누가 언제쯤 출퇴근을 하며, 비즈니스 하시는 분들은 가게를 몇시에 오픈하고 닫는지, 그리고 하루에 몇 시간 일을 하는지도 대강은 압니다. 그런데도 4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제단을 쌓으신 분들, 아니 평생 새벽제단을 쌓으시는 분들... 그저 감사하고 감동할 뿐입니다.
 
그리고 주중엔 아이들 학교며 시간이 안 맞아서 새벽에 오고 싶어도 못 오지만, 조금 늦게 가게 문을 여는 토요일, 그 하루라도 조금 더 자고 싶은 마음이 있을텐데도, 동참해서 함께 기도하려고 애쓰는 분들이 올해는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그런 사정과 형편과 마음을 알기에 더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눈을 비벼가며 부스스한 모습으로 부모님을 따라서 새벽기도에 나온 꼬마들도 있었습니다. 엄마 품에서 코를 골며 잠이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 그대로가 감동이었습니다. ‘저 아이들이 새벽기도가 뭔지, 또 사순절 특별기도회가 뭔지, 알기나 할까’ 그런 생각도 스쳤지만, 그러나 부모님이 기도하던 모습, 기도하던 자리만큼은 분명히 기억하고, 그런 것들이 저들의 인생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을 생각하니 또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크고 작은 교회 행사가 사순절 내내 줄을 이어 있었지만, 교회 근처에서 1박을 하면서라도 감당하는 모습을 보니 감사하고 감동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40일 동안 아침 금식을 하기도하고, 비록 중간에 포기했더라도, 평생 처음 성경통독을 시도해 보기도 했으며...이런 저런 모습으로, 조금이라도 더 주님과 가까이, 깨어 있으며 사순절을 보낸 우리 성도님들의 모습을 생각하면 할수록 감사하고 감동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감동을 먹는데 우리들의 겉과 안을 모두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감동하시겠습니까?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했어도, 조금 하다 중도에 포기했어도..., 우리의 생각과 의도까지 파악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몸짓하나하나에 다 감동하시는 하나님이시에 우리가 살았던 사순절을 보시고 하나님도 기뻐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모두 애쓰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감동인 사순절이었습니다.
이 감동의 물결이 계속 넘쳐 흐르는 우리교회가 되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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